보디빌딩협회, 금지약물 복용 방관 의혹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대한보디빌딩협회가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을 방관해 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24일 협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 해 금지약물 복용으로 자격  정지를 받은 선수 20여명을 임의로 모두 복권시켰다.

    이는 금지약물 양성반응 첫 적발에 2년 출전정지 제재를 가한다는 명시된  협회규정을 무시한 조치로, 약물에 대한 선수들의 경각심을 흐트러뜨려 놓았다는 점에서 지탄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관계자는 "지난 전국체전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자가 무더기로 나온 것은  협회 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불러온 재앙"이라며 "협회가 약물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은연중에 '해도 된다'는 생각을 품었다"고 주장했다.

    1993년부터 전국체전에 참가한 보디빌딩은 '약물의 온상'이라는 비난을  받아왔고 지난달 울산 전국체전에서도 금지약물 양성반응자가 8명이나 쏟아져 나와 오명을 벗지 못했다.

    특히 입상자가 아닌 무작위 검사를 받은 6명 가운데 2명이  금지약물  투약자로 판정돼 보디빌더 3명 중 1명은 약물에 취해있다는 셈이 나와 충격적이다.

    협회 사무국 관계자는 지난 해 출전정지자 임의 사면에 대해 "당시 협회가 내홍을 겪으면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터져나온 실수였다"며 "협회가 약물에 대한  경각심이 없어서 그렇게 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협회는 지금까지 자체 테스트 등을 통해 약물복용 관행을  근절하려고 부단히 노력해왔다"며 "내년부터는 선수들에게 무작위로 경기 외 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통제를 강화해 무조건 '클린 상태'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로부터 전국체전 양성반응자 처리에 대한 지침을 전해  받은  것으로 알려진 협회는 24일부터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나는 대로 선수  제재 등을 포함한 향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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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4 07:5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