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의 종류

우수선수 또는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소질이라고 하는 유전인자가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근육하나만 보더라도 근육섬유의 종류나 그 수는 일정하게 개체에 따라 달리 분포되어 있다. 아무리 멀리 날아가도 피곤을 느끼지 않는듯한 비둘기의 근육은 붉은색의 근육섬유가 대부분이다. 반면 단거리로 빨리 달아나도 멀리는 가지 못하는 닭의 근육을 보면 흰색의 근육섬유가 대부분이다.

이와같이 인간의 근육도 두가지의 섬유로 구성되어 있는데 붉은 섬유가 더 많은 사람, 흰 섬유가 더 많은 사람 등, 개인에 따라 각각 다르다.

붉은 근육섬유는 수축하는 속도가 흰 근육섬유에 비하여 두배나 더 느리기는 하지만, 지구력이 강하며 산소 소모능력 또한 높다.이렇게 붉게 보이는 이유는 모세혈관 분포가 많아 혈액공급이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붉은 근육섬유가 많은 사람은 마라톤과 같은 지구력을 요하는 경기종목에 매우 적합한 소질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한편 흰 근육섬유는 수축속도는 매우 빠르나, 지구력이 부족하다. 산소소모 능력은 모자라지만, 산소없이 근육 자체내에서의 에너지 활용능력이 아주 높다. 이 때문에 단거리에 소질이 있는 경우에는 주로 이러한 흰 근육섬유를 더 많이 갖고 있다.

그런데,이 근육섬유의 수나 비율은 태어나면서부터 일정하고 성장하면서 그 수가 늘어나지 않는다. 다만 성장과 단련과정에서 그 근육섬유가 더 비대해지고 에너지 축적 능력이 커지며 훈련에 의해서 각개의 근육섬유는 단련될 뿐이다.

그러므로 흰 근육섬유가 많은 선수를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선수로 키워보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그 능력에는 한계가 나타난다.또 붉은 근육섬유가 많은 선수를 단거리 선수로 키워보려해도 빛을 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이렇게 유전적 요인이 결정적인 만큼 선수 자신의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노력없이는 이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힘들다. 거기다 지도자의 과학적 뒷받침 없이는 아무리 훌륭한 재질이라 하더라도 빛을 내지 못하게 된다.



마라토너의 심폐기능

'당신은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몇시간만에 주파할 수 있겠습니까?' 세계적인 마라토너들은 이 거리를 2시간여만에 달린다. 한국의 대표적 마라토너 이봉주는 98년 로테르담마라톤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2시간7분44초의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이봉주의 이 기록을 풀이하면 웬만한 성인이 100m를 전력으로 달렸을 경우 가능한 18초 16의 속도를 유지해 422차례 연속해서 뛰는 것과 같다.

이같은 '초인적'인 능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한국체육과 학연구원의 윤성원(42) 박사는 "마라토너는 뛰어난 심폐기능을 갖고 있다.자동차에 비유하면 일반인이 4기통 차라면 마라토너들은 6기통의 고성능 엔진을 단 '인간 기관차'와도 같다"고 분석한다.

각종 수치에서도 뚜렷하게 비교된다. 심폐기능을 나타내는 가장 기본적인 평가척도는 1분당 공기중의 산소를 섭취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최대산소섭취량(Max VO2). 지난달 체육과학연구원이 측정한 이봉주의 최대산소섭취량은 78.6ml로 일반인(45ml)보다 1.7배나 많다. 2시간6분50초의 세계신기록을 갖고 있는 에 티오피아의 딘사모는 80.6ml, 92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황영조는 82.5ml를 기록했다.

심장 크기도 다르다. 이봉주등 마라토너들은 지름이 15.5cm에 달하는 큰 심장을 갖고 있다. 10cm에 불과한 일반인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커다란 심장을 이용해 마라토너들은 한번 박동할때마다 180-200ml에 달하는 피를 뿜어낸다. 일반인들은 110-120ml에 불과하고 다른 종목의 운동선수들도 160 - 170ml정도에 그친다.

과연 이런 기능들은 인체에 어떻게 작용해 마라토너들을 '초인적'으로 만들고 있는가.근육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ATP(Adenosine Triphosphate)로 알려진 화학에너지가 필요하다. ATP는 근육 섬유 자체에 저장돼 있기도 하고 근육 자체에서 만들어지기도 한다.근육속에 저장된 ATP는 인간이 순간적인 반사작용을 할때 주로 쓰이는데 양이 적어 3-5초를 견디기 어렵다. 또 근육에서 만들어지는 ATP 역시 20 - 60초 이상을 지속하기가 어려워 역도 선수등 순간적인 힘을 쓰는 선수들에게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무산소운동이 바로 이것이다.

반대로 마라톤처럼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써야하는 운동은 유산소 운동이다.유산소운동은 음식물 등으로 체내에 흡수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이 산소에 의해 분해되면서 ATP를 만드는 것이다. 산소는 폐에서 혈액에 흡수되고 이 혈액은 심장 박동에 의해 신체 각 부분에 전달된다.심장과 폐의 기능이 좋을수록 에너지생산 능력이 뛰어날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심폐기능은 선천적인 것인가.윤박사는 성장기의 운동선수는 과학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심장 크기를 23% 정도 늘일 수 있지만 마라토너와 같은 거대한 심장을 가지지는 못한다. 다만 성인의 경우 꾸준한 운동으로 심장 벽을 두껍게 만들어 피를 뿜어내는 수축력을 높이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즉 마라토너는 타고 나는 셈이다.



운동이 건강에 필수적인 까닭은...

왜 운동을 해야 할까. 운동을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문현답처럼 보이지만 운동을 할 때와 하지 않을 때 사람의 몸,특히 근육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운동은 몸을 움직이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고 짧음에 따라 크게 장시간 운동과 단시간 운동으로 나뉜다. 단시간 운동은 몸에 축적된 에너지를 순식간에 사용하는 것이고,장시간 운동은 몸을 움직이면서 에너지를 계속 생성하는 것이다. 전문적인 운동선수들을 보면 운동 형태에 따라 몸의 모양이 다르다. 올림픽 2백,4백m 우승자인 마이클 존슨과 같은 단거리 선수들은 보디빌더 못지않은 우람한 근육질 몸매를 갖고 있다. 이들은 발달한 근육 속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대량 축적하고 있다가 순간적으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반면 황영조 처럼 마라톤 선수들은 우람한 몸매는 아니지만 근육의 산소를 이용하는 에너지 대사 효율이 보통 사람보다 훨씬 뛰어나다.장시간 운동 선수들은 근육이 산소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세포내 산소이용 에너지 발전소(미토콘드리아)와 산소운반 생체분자(미오글로빈)가 잘 발달돼 있다. 장­단시간 운동 선수들은 근육의 형태도 다르다. 장시간 운동선수들의 근육은 산소를 많이 이용하고,붉은색을 띤다. 이 근육은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을 담당해 지근성 근육이라고 한다.단시간 운동을 담당하는 근육은 주로 흰색이고 순간적인 힘을 내는 것으로 속근성 근육이라고 한다.

생선회를 먹을 때 보면 생선의 살코기는 대부분 흰살인데, 이는 물고기들이 순간적인 위협으로부터 도망치려면 폭발적인 에너지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생선의 붉은 살은 대개 지느러미 바로 아래에 있으며,정상적인 헤엄치기를 할 때 사용된다.생선은 사람에 비유하면 단거리 육상선수라고 할 수 있다.

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금방 위축된다. 특히 붉은 색의 지근성 근육은 쉽게 위축된다.깁스를 하거나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던 사람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지근성 근육이나 속근성 근육은 한번 위축되어도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면 원상회복할수 있다. 이처럼 운동이나 훈련에 따라 크게 변하는 골격근과는 대조적으로 심장을 움직이는 심근이나 위 또는 장을 움직이는 평활근은 위축현상이 없다.언제나 일정하게 자발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나이가 들면 다리부터 늙는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노인들에게 권할 만한 운동은 걷는 것이다. 가벼운 차림으로 가파르지 않은 언덕을 오르내리는 운동을 하루에 한시간 쯤 하는 것이 좋다. 땀을 조금 흘릴 정도가 적당한 운동강도이다. 노인들은 걷기 전에 반드시 팔다리, 허리의 관절을 풀어주는 준비운동과 마감운동을 해야 한다.

특히 아침에는 사지관절이 굳어 있으므로 준비운동은 필수적이다.운동량이 몸에 무리를 줄 정도가 돼서도 안된다.이런 운동을 하면 평상시 활동에 필요한 지근성 근육이 강화된다. 그러나 무리한 운동은 자칫하면 심장이나 폐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박상철 서울대의대 생화학교실 교수)



운동의 종류

같은 병이라고 해 아무 약이나 다 효과가 같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같은 폐염이라도 원인균에 따라 듣는 항생제가 다 다르며 같은 고혈압이라도 위험요인이나 합병증의 유무에 따라 각기다른 약을 처방하게 된다.약의 종류를 잘못 선택 하면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거나 부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운동도 약과 같아서 개인의 건강상태나 체력수준에 따라 올바른운동을 선택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건강을 해치게 된다.운동선수가하는 운동과 나이든 사람이 하는 운동,건강한 사람이 하는 운동과 심장병 환자가 하는 운동이 달라야 하는 것 은 당연한 이치다.

운동의 종류에는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방법에따라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이 있으며 충격의 정도에 따라 고충격 운동과 저충격 운동이 있다. 유산소 운동이란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근육에서 만들어 낼때산소를 사용하는 경우를 말하며 반면 무산소 운동이란 산소없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운동을 말한다.대개 걷기.조깅.수영.자전거등과 같이 강도가 낮고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은 유산소 운동에 속하며 단거리 달리기.역도.중량운동등과 같이 짧은시간에큰 힘을 필요로 하는 운동은 무산소 운동에 속한다.

유산소 운동시에는 근육에서 많은 양의 산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공기중의 산소를 운동하는 근육으로 날라주기 위해 폐.혈액.심장.혈관등 호흡순환기관이 일을 하게되며 그 결과 이들의 기능이 좋아지게 돼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 다.

무산소 운동은 강한 힘을 내는 반면 근육의 과도한 수축을 초래해 혈관저항과 혈압을 지나치게 올려주고 심장에 무리한 부담을주기 때문에 성인병 환자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운동시의 충격이란 운동시 발이 땅에 닿는 힘을 말하며 뛰기. 달리기와 같이 운동중 두 발이 동시에 땅에서 떨어지는 순간이 있는 운동을 고충격 운동,걷기와 같이 운동중 한발은 항상 땅에붙어있는 운동을 저충격 운동,수영처럼 전혀 충격 이 없는 운동을 무충격 운동이라 한다. 고충격 운동시에는 발목.무릎등에 자기 몸무게의 2배이상의 부하가 걸리게 되나 저충격 운동시에는 자기 몸무게 이하의 부하가걸리게 된다.

따라서 근력이 약하거나 관절이 약한 사람들이 고충격 운동을 장기간 하면 근육.힘줄.인대.관절등에 손상을 입기 쉬우므로 일반 성인이나 성인병 환자의 운동은 저충격 운동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