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한규철
 "시원섭섭하네요"
    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도하아시안게임 경영 남자 개인혼영 200m에서 3위로 골인한 한규철(25.전남수영연맹)은  경기  직후 시무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올해로 국가대표로 뽑힌 지 딱 10년이 지난 한규철은 1998년 호주 퍼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경영 사상 첫 결선 진출의 쾌거를 이룬 이래 한국  수영의  대표 주자로 군림해 왔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한규철은 기량에 한창 물이 올랐던 2002년 부산 대회 때 자유형 200m와 400m, 1,500m 등 세 마리의 토끼를 쫓다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개인혼영 200m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선수 인생을 모두  걸었다. "올해가 선수로서는 마지막"이라고 자신에게 최면도 걸었다. 이번 대회에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차일피일 미루던 군 입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종목에만 집중하기 위해 태릉선수촌에도 들어가지 않고 한국체대 수영장에서 개인 수영클럽인 'UCB 수영클럽'의 백성흠 코치로부터 지도를 받으며 훈련했다.

    이 때문에 한규철은 지난 3일 개인혼영 400m에 진출해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는데도 별 의미를 두지 않았다.

    당시 한규철은 "한국신기록을 깼지만 아직은 별로 기쁘지 않다. 개인혼영  200m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한 의미가 없다. 내 모든 걸 쏟아부어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다짐했었다.

    막상 실전에 들어서자 개인혼영 200m에서 아시아 수영 강국 일본의 벽을 넘기는 힘들었다. 아시아신기록 보유자인 다카쿠와 켄이 건재했고 사노 히데마사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이들에게 뒤지며 3위로 골인한 한규철은 "올해로 대표 선수를 한 지 딱 10년이 됐는데 개운하게 끝내지 못해 아쉽다"며 "미련이 남지만 선수 생활을 계속해야 할 지 현재로선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백전노장' 한규철은 하지만 시상식 때 만큼은 아쉬운 표정을  말끔히  지웠다. 동메달을 목에 건 뒤 어색하긴 했지만 두 손을 하늘 위로 불쑥  들어올렸고  미소도 잃지 않았다. 무려 10년 간 태극마크를 달고 물살을 가르던 한국 경영 대표 주자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